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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한국사진 상반기결산

김영태

2014 한국사진 상반기결산


한국사진은 올해 상반기에 지난 10 여 년간 펼쳐진 지형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2000년대 초반부터 사진이 사회적으로 확장되고 사진가들의 활동영역이 넓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그와는 다르게 사회적으로 사진이 폭넓게 유통되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한국사진내부는 그다지 역동적인 풍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전업 사진가들의 전시가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 상반기에 이명호, 이윤진, 이원철, 박홍순, 임안나 등 최근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들의 개인전이 있었지만 작가들의 개인전도 줄어들었고 미술시장에서 사진작품이 판매되는 경우는 일부 갤러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상업화랑에서 신진 작가를 공모하는 경우도 드물다. 과거처럼 상업화랑에서 사진가들의 단체전을 기획하는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다만 퓰리처상 수상작 사진전시와 같은 상업적인 전시만 꾸준히 개최 될 뿐이다.


공적인 전시도 동강국제사진제, 대구사진비엔날레, 서울사진축제, 전주국제포토페스티벌, 울산국제사진페스티벌, 경남사진페스티벌 등 기존의 사진행사가 지속적으로 개최되었거나 개최 될 예정이지만 그다지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동강국제사진제가 안정적인 운영모습을 갖추었을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또 가장 규모가 큰 대구사진비엔날레는 행사준비 과정이 파행적이고 행사내용도 진부하기 때문에 큰 주목을 못 받고 있다. 서울사진축제도 현재 준비 중에 있는데, 올해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지 못하고 서울역사 박물관에서 개최 될 예정이라고 한다. 사진이 또 다시 예술제도적으로도 소외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하는 사진전시가 대부분 본관이 아닌 북 서울관에서 개최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모습은 아니다.


사진 갤러리의 운영모습도 그다지 희망적이지는 못하다. 강남과 분당에 있는 신생 갤러리는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좀 더 지켜보아야 미래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인사동에서 가장 오래된 사진전문갤러리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갤러리 룩스는 옥인동으로 이전하였고 10월에 재개관을 하는데 현대미술 전반을 다루는 갤러리로 운영성격이 바뀐다고 한다. 갤러리 룩스가 있던 공간은 사진평론가 최건수씨가 상업 화랑과 대관화랑을 겸하는 인덱스 갤러리를 개관하였는데, 현재로서는 그다지 생산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관을 겸하고 있는 갤러리들이 전반적으로 대관이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신생 갤러리가 자리를 잡기가 쉬지 않은 현실이다. 좀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경영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사진은 미술시장이 장기 불황에 빠지자 사진가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작가들이 내부적으로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1990년대 후반에 창간되었다가 경영난 때문에 발간이 중단된 ‘사진비평’지를 복간하고자하는 움직임이 있다. 또한 대안 공간을 지향하는 전시장을 중심으로 사진인들이 모여들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희망적인 측면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퇴행적인 부분도 느껴진다. 한국사진은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구조적으로 아마추어 사진가와 전업 사진가의 구분이 모호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사진가들의 활동영역이 확장되고 작품판매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조금씩 구분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진위주의 전시공간을 중심으로 디지털 사진문화 때문에 새롭게 형성된 아마추어 사진가 그룹과 전업 사진가들이 희석되는 현상이 일부 발생하여 오히려 사진문화가 하향평준화 되는 것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 한국에서 사진이 예술로서 수용되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가 아마추어리즘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사진비평’지 복간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문제이다. 사진비평과 담론의 생산이 저조한 현실 때문에 전문적인 비평을 발표 할 수 있는지 매체가 필요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난관이 있다. 광고주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독자층도 그다지 두텁지 못하다. 그리고 필자도 풍부한 것은 아니다. 변화된 예술의 지형 속에서 사진단일매체를 위한 새로운 비평의 방향성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사진문화의 발전과 확장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인지 검토해야 한다는 일이다.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보다는 한국 사진문화 혹은 더 나아가서 문화예술의 발전을 우선시하는 입장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사진이 지난 10 여 년 동안 사회적으로 확장되고 발전한 것은 한국사진내부와 개별 사진 관계자들의 노력의 결실이다. 하지만 한국미술시장의 확장 혹은 미술계 자본의 힘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변모한 문화적인 환경이 주된 배경이다. 이 시기에 한국사진내부가 자생적인 힘을 못 길렀기 때문에 또 다시 상황이 어려워진 것이다.


한국사진이 현재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사진가들은 작품에 대한 고뇌와 사색을 좀 더 해야 하고, 국내 뿐 만 아니라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사진전문 갤러리를 비롯한 사진과 관련된 기관들도 대의적인 입장에서 사진문화를 주도해야 한다. 이론가, 평론가, 기획자 등도 공적인 태도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것이 절실하다. 특히 국제성을 표방하는 사진행사에 참여하는 관계자들은 개인이나 특정한 집단의 이해득실을 떠나서 공정하게 행사를 운영해야 한다. 한국사진은 현재 발전과 퇴행의 중요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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